솔솔 불어오는 적당한 온도의 낭만과 찰랑찰랑 거릴 정도의 적절한 고독이 옷자락에 스며들며 무겁다 느끼려는 찰나, 하얗게 들이미는 외로움에 덜컥 울음이 났다.
아직 설레임에 익숙해지지도 못해 계속 두근거리던 심장이, 이제는 내도록 아려올 이 계절을 잘 견뎌낼런지 모르겠다.
가을을 맞이한지 42일이 지난 오늘, 11월 7일, 첫눈이다. 이제, 겨울이다.
Wednesday, November 7, 2012
Monday, July 30, 2012
책.
시원한 바닷바람 불어오는 강변 큰 바위를 바닥삼고, 쾌적한 그늘 아래 두 손 쭉 뻗어 닿지 않는 구름을 지붕삼아, 지붕 사이사이로 곧게 뻗은 햇빛을 스탠드로, 책을 펼친다. 펼쳐진 종이 위 글들은 바닷바람에 하늘하늘 날려가버리고, 남은 백지묶음도 이내 햇볕에 다 타버리고 재가 되어 날아가버린다. 어제 산 작은 휴대용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빌 에반스의 피아노 멜로디가 바람에 섞이고, 햇볕에 무쳐져서 더욱 맛깔난다. 빈 손이 되어버린 양 손으로 허겁지겁 맛을 보고 오랜만에 포만감을 느껴본다. 실컷 배불리 즐기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방금 지나친 순간들이 문득 꿈이었나 싶다.
Thursday, April 19, 2012
waltz for you and me
봄날, 또박또박 걷는 나의 발걸음에 그림자 없어라.
겨울동안 잠시 잊고 지낸 향긋한 초록 내음에 미안해하며 발 맞춰 경쾌하게 걸어라.
그리고, 봄햇살 아래 웃고 서있는 옛추억 속 어린 너와 나에게,
결코 잊지 않겠다며 반갑게 손 흔들며 걸어라.
작은 걸음이 씩씩한 행진이 되고,
소박한 지저귐이 아름다운 선율이 되어 흐르는 관대한 봄햇살 아래,
내 마음에 그림자 없어라.
Wednesday, April 18, 2012
splendid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가루에 콧끝이 간질거리더니, 결국은 심장까지 간질거린다. 앞으로 내가 맞이할 수없이 많은 봄날들에, 설레이는 오늘 봄날의 내가 아름답게 기억되면 좋겠다.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간 서울에서의 봄날들이, 다른 공간 속, 같은 공기로 인해, 아름답고, 빛나게, 하지만 조금은 쓰리게, 그렇게, 지금, 내가 기억하고 있듯이 말이다. 내가, 너를, 그렇게, 추억하고 있듯이 말이다.
관계와 위로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삶에서 각자 다른 무게의 삶과 고민을 지고 살아간다. 결코 서로의 무게를 쉽게 가늠할 수 없고, 그 농후한 밀도조차도 쉽사리 느낄 수 없다. 서로의 무게를 공유할 필요도, 알고 나눌 필요도 없다. 알려준다 한들 나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 다만, 믿음과 진심을 담은 온기 어린 두 손만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Wednesday, April 11, 2012
봄날
내 손 위에 니 손이 포개질 때의 평온함.
내 마음이 니 마음과 같단 걸 느꼈을 때의 설레임.
간지러운 내 콧끝에 미미하게 니 잔향이 맴돌때, 그 순간의 아련함.
봄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미소짓는 니 모습이,
봄햇살에 찌푸린 내 눈 안에 가득찼을 때의, 그 행복함.
너는 나의 봄이다.
Labels:
east river,
roosevelt island,
ryan in winter,
spring,
뉴욕,
봄날
Wednesday, February 29, 2012
51st St. & Park Ave.
2/27/12
Night on Park Avenue.
이어지는 늦은 야근으로 지쳐가는 몸과,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으로 더뎌져만 가는 감성에,
그나마 유일한 위로가 되어주는 Park Avenue의 화려한 밤거리.
Tuesday, February 28, 2012
Powder Keg by Pete Krebs
우연히 발견한 귀여운 곡.
봄 날, 이쁜 신발 신고 외출하는 설레임 같은 기타 반주에,
무심한 듯 사랑을 노래하는 보컬이 너무나도 매력적인.
Tuesday, February 7, 2012
In Love with You (feat. Stephen Marley) by Erykah Badu
절제된 리드미컬한 보컬에서 한없이 뿜어져 나오는 그녀의 소울.
그리고, 환상의 하모니를 더해주는 Stephen Marley의 허스키한 보컬.
More than love it.
Monday, January 16, 2012
I wish you love by Rachael Yamagata
I wish you bluebirds in the spring
그대도 비오는 겨울밤이라면,
그대의 방 창문 유리창도 비가 토닥토닥 두드린다면,
그대도 그 소리에 마음이 살짝 설레인다면,
읖조리듯 노래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눈물 훔치겠지.
Saturday, January 14, 2012
방랑자 (feat. 최백호) by 박주원
저 바람처럼 영원히 쉴곳없는
어디인가 외로운 방랑자여
저 구름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어디선가 날 볼듯한 그대여
사막에서 길을 찾는
갈길 없이 떠도는 형형색 모래알처럼
나도 그 길 걸어가네
어린왕자 되어
장미꽃처럼 넌 뜨겁지는 않아도
나에게도 그런 사람 있다
사막에서 길을 찾는
더 갈길없이 떠도는 형형색 모래알처럼
나도 그 길 걸어가
어린왕자 되어
장미꽃처럼 넌 뜨겁지는 않아도
나에게도 그런 사람 있다
나에게도 그런 사람 있다.
==========================================
퇴근길, 뉴욕의 야경을 배경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불현듯 울려퍼지는
박주원의 애절함에 실린 최백호의 연륜,
그리고 연륜에서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절제된 페이소스.
이성과 현실의 붕괴로 차는 달나라로 내달린다.
2011년 명반에서 발견한 명곡.
Wednesday, January 11, 2012
진심 by Jungkey
진부한 사랑이야기지만,
애절한 멜로디와 어우려져
진심이 담긴 보컬로 불려지면,
결국은 너와 나의 이야기.
Sunday, January 8, 2012
북촌방향 directed by 홍상수
뒤틀린 시간 속 동일한 장소에서 술을 매개체로 (오가는 빈말들과 마음없는 이성적 몸짓들로 대변되는) 의미없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혹은 지속해 나가는 결여된 등장인물들. 결국은 모두가 동일인물. 더 나아가, 감독 본인의 이야기. 결국은 너와 나의 이야기.
(무릎 탁! 치며) 역시 홍상수.
Saturday, January 7, 2012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그녀: "This is it, Joel. It's going to be gone soon."
그: "I know."
그녀: "What do we do?"
그: "Enjoy it."
살아가면서 가끔씩 꺼내서 음미할 수 있는 아련한 추억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아련한 추억들은 대부분 그 당시의 아픔들로 만들어 진 것들이다.
깊숙한 살갗이 기억하고 있고 심장 속에 녹아들어 있던 내 것들이 되어버린 너의 것들을,
잔인하게 도려내고 파내는 고통이 뒤따른 뒤에야,
추억이라 불리우는 빛나는 기억이 된다.
나는 너를 추억으로 만들고 있다.
Subscribe to:
Posts (Atom)